불법 코인 거래소 27곳 접속 차단… 2027년 과세 앞두고 투자자 보호 강화
불법 업체 수수료 최대 10%…국내 주요 거래소 평균의 62배
금융당국이 불법 코인 거래소에 대한 인터넷 접속 차단에 나서며 칼을 빼들었다. 기존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에 이어 인터넷 사이트까지 차단 범위를 확대하면서 투자자 피해 예방을 위한 대응이 강화되는 모습이다.
특히 2027년 가상자산 소득 과세 시행을 앞둔 상황에서 투자자들은 거래소의 합법성뿐 아니라 거래내역과 취득가격을 관리하는 데에도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금융위원회 금융정보분석원(FIU)은 미신고 가상자산사업자의 인터넷 사이트 가운데 현재 운영 중인 27건을 적발한 뒤, 방송미디어통신심의위원회에서 10월 6~7일 두 차례 심의를 거친 결과 국내 접속 차단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국내에 서버나 운영자가 있는 경우 이용해지 조치가 적용되며, 해외에 있는 경우에는 국내 접속 차단 방식으로 대응한다.
이번 조치는 특정 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특금법)에 따라 신고하지 않고 가상자산 영업을 하는 업체를 대상으로 한다. 금융당국은 이용자 피해가 구체적으로 확인될 때까지 기다리지 않고 미신고 영업행위가 적발되면 신속하게 접근을 제한한다는 방침이다.
불법 코인 거래소, 수수료부터 자산 보호까지 위험
먼저 국내에서 가상자산사업자로 영업하려면 정보보호관리체계(ISMS) 인증 등 관련 요건을 갖추고 FIU에 신고해야 한다. 미신고 상태로 영업하면 형사처벌 대상이 될 수 있으며, 법령에 따라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될 수 있다.
해외에 서버를 두거나 외국 법인을 통해 운영하더라도 국내 이용자를 대상으로 영업하면 국내 규제가 적용될 수 있다. 한국어 홈페이지 제공 여부, 한국인 대상 마케팅, 원화 결제 지원 여부 등이 국내 영업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으로 활용된다.
문제는 미신고 사업자가 적법한 신고 사업자에 적용되는 자금세탁방지 체계와 이용자 자산 보호 관련 규율·감독을 받지 않는다는 점이다.
보안 요건이 미흡하면 개인정보 유출과 해킹 위험이 커질 수 있고, 거래대금만 받은 뒤 가상자산을 지급하지 않거나 이용자에게 불리한 조건을 적용하는 투자사기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FIU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2026년 6월 디지털자산거래소 공동협의체(DAXA)의 신고 사업자 합동 집중조사에서 적발 업체의 평균 거래수수료는 1.5~10%로 조사됐다. 국내 5대 원화거래소 평균 수수료인 0.16%와 비교하면 최대 약 62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접속 차단이 투자 피해를 줄일 수 있지만, 완전 근절은 어려워

사진=KBS
불법 가상자산 사이트를 차단하면 국내 이용자가 해당 업체에 새롭게 접근하는 경로를 줄일 수 있다. 특히 투자 경험이 적은 이용자가 검색이나 광고를 통해 미신고 업체에 유입되는 위험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문제는 인터넷 접속 차단만으로 불법 영업이 완전히 사라지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운영자가 도메인을 변경하거나 대체 사이트를 개설하는 방식으로 우회 영업을 시도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당국도 차단 이후 대체 사이트를 지속적으로 점검해 추가 심의를 요청할 계획이다.
또한 해당 사이트를 이용했던 기존 이용자의 자산 인출 문제도 남는다. 사이트 접속이 제한되면 이용자가 보유 자산을 확인하거나 출금 절차를 진행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
이에 FIU는 DAXA를 통해 인출 방법과 절차를 안내하는 등 차단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불편을 줄이겠다고 밝혔다. 따라서 접속 차단 건수만으로 투자자 보호 성과를 판단하기는 어려운 면이 존재한다.
불법 거래소의 높은 수수료, 수익률을 갉아먹는 비용
거래수수료는 가상자산 투자에서 간과하기 쉬운 비용이다. 자산 가격이 상승하더라도 매수와 매도 과정에서 높은 수수료를 반복적으로 부담하면 실제 투자자가 얻는 수익은 줄어들 수 있다.
특히 거래가 잦은 투자자일수록 수수료 부담이 누적될 가능성이 크다. 수수료가 거래할 때마다 부과되는 구조라면 매매 횟수와 거래금액이 늘어날수록 비용도 커질 수 있다.
불법 업체가 제시하는 높은 수수료가 항상 사기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지만, 신고 여부가 불분명한 업체가 지나치게 높은 수수료를 요구하거나 비용을 명확하게 고지하지 않는다면 경계할 필요가 있다. 수익률을 과장하거나 원금을 보장한다고 홍보하는 경우에도 주의해야 한다.
투자자는 거래를 시작하기 전에 금융당국에 신고된 사업자인지, 수수료와 출금 조건이 명확한지, 이용자 자산 보호와 보안 체계가 마련돼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거래소를 선택할 때는 수수료뿐 아니라 자산을 안전하게 보관하고 필요할 때 인출할 수 있는지도 중요한 판단 기준이다.
2027년 가상자산 과세 예정

사진=KBS
불법 거래소 단속과 별개로 투자자가 주목해야 할 변화는 가상자산 소득 과세다. 현행 소득세법상 가상자산을 양도하거나 대여해 발생한 소득에 대한 과세는 2027년 1월 1일 이후 발생분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다만 가상자산에 대한 소득 과세는 그동안 계속해서 연기되어 왔기에 이번에도 법 개정이나 정책 변경 여부가 발생할 수 있어 틈틈이 확인할 필요가 있다.
현재 국세청이 안내하는 현행 과세 체계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 과세 대상: 가상자산을 양도하거나 대여해 발생한 소득이 대상이다. 단순히 가상자산을 보유하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보유 평가이익에 과세하는 구조는 아니다.
- 기본공제: 연간 가상자산 소득에서 필요경비 등을 반영해 계산한 기타소득금액에 연 250만원의 기본공제가 적용된다.
- 세율과 신고: 기본공제를 적용한 과세표준에 소득세율 20%가 적용되는 분리과세 체계다. 지방소득세 등 세부 세액을 계산할 때는 별도 규정을 확인해야 하며, 연간 손익을 통산해 다음 해 5월 신고하도록 안내돼 있다.
- 취득가격 증빙: 실제 취득가액과 거래 수수료 등 필요경비를 확인할 수 있도록 거래내역을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2027년 이전부터 보유한 가상자산에는 별도의 취득가액 산정 규정이 적용된다.
이러한 과세 체계가 예정대로 시행된다면 투자자는 거래소별 매수·매도 내역과 취득가격, 수수료 등을 체계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특히 여러 거래소를 이용하거나 개인 지갑으로 가상자산을 옮긴 경우에는 거래 흐름을 확인할 수 있는 자료를 보관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다만 불법 코인 거래소 접속 차단과 가상자산 과세는 별개의 제도다. 접속 차단은 미신고 영업으로 인한 피해를 예방하기 위한 조치이며, 과세는 법령에 따른 소득 신고와 납세 의무에 관한 문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