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 매입임대아파트, 서울 주택 인허가 급증에도 입주 물량은 부족
주택 공급 대책의 관건은 실제 입주 시점과 임대료 부담
서울의 주택 인허가가 큰 폭으로 증가했지만, 실제 입주할 수 있는 LH 매입임대아파트가 실제 시장에 공급되기까지 여전히 시간이 필요하다. 정부가 도심 내 주택 공급 수단으로 추진하는 신축 매입임대주택도 사업 약정과 착공, 준공을 거쳐야 입주로 이어진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공급 계획의 규모뿐 아니라 실제 완공까지 걸리는 시간과 임대료 수준을 함께 살펴봐야 하는 이유다.
국토교통부는 10월 14일 서울 마포구 성산동의 신축 매입임대주택 현장을 방문해 공급 진행 상황을 점검했다. 해당 주택은 총 132가구 규모로 2024년 11월 약정을 체결한 뒤 2025년 3월 착공해 2026년 10월 준공에 이르렀다.
해당 단지는 지하철 6호선 마포구청역과 경의중앙선 가좌역에서 도보 약 10분 거리에 위치해 있으며, 연세대·홍익대·명지대 등 대학과도 가까워 청년층의 주거 수요를 고려한 입지라고 평가받는다.
LH 매입임대아파트, 언제 입주 가능할까
먼저 LH 매입임대아파트는 민간의 건설 역량을 활용해 주택을 공급하고 공공이 이를 임대주택으로 활용하는 방식을 취한다. 기존 주택을 매입하는 방식과 달리 새 주택을 건설하는 과정이 필요하지만, 공공이 활용할 임대주택을 도심에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국토교통부의 2026년 8월 주택통계를 보면 서울의 주택 인허가는 1만1306가구로 전년 동월 대비 604.4% 증가했다. 수도권 전체 인허가도 1만5470가구로 105.6% 늘었다.
그러나 같은 달 수도권 착공은 8845가구로 전년 동월보다 1.7% 감소했으며 전국 누적 준공 실적으로 따져봐도 전년 동기 대비 27.2% 감소했다.
이는 인허가와 착공, 준공은 주택 공급 과정의 서로 다른 단계를 나타내기 때문이다. 인허가는 사업을 추진할 수 있도록 행정적인 허가를 받은 물량이고, 착공은 실제 공사에 들어간 물량이다. 준공은 건축이 완료된 물량을 의미한다.
따라서 인허가가 늘었다고 해서 그만큼의 주택이 곧바로 입주 가능한 상태가 되는 것은 아니다. 사업 여건에 따라 착공이 늦어지거나 공사 기간이 길어질 수 있고, 완공된 주택도 입주 절차를 거쳐야 실제 공급으로 연결된다.
정부가 주택 공급 대책에서 인허가뿐 아니라 착공과 준공까지 관리하겠다고 강조하는 것도 이런 공급 시차와 관련이 있다.
공급 물량보다 완공까지 걸리는 시간

사진=국토교통부
성산동 사업은 2024년 11월 약정 체결부터 2026년 10월 준공까지 약 23개월이 소요됐다. 개별 사업의 진행 기간을 모든 신축 매입임대에 일반화할 수는 없지만, 공공임대 공급에도 사업 준비와 공사 기간이 필요하다는 점을 보여주는 사례다.
- 약정 단계: 민간 사업자와 공공기관이 주택 매입과 관련한 조건을 정하고 사업을 추진한다. 이 단계에서 계획된 물량은 아직 입주 가능한 주택이 아니다.
- 착공 단계: 실제 공사가 시작되면서 주택 공급이 세부적으로 결정된다. 다만 공사 진행 상황과 사업 여건에 따라 준공 시점은 달라질 수 있다.
- 준공 단계: 건축이 완료되면 입주를 위한 절차를 진행할 수 있다. 준공 물량이 실제 입주로 이어지는 시점과 공급 규모도 확인해야 한다.
- 입주 단계: 입주자 모집과 계약 등 절차가 진행돼야 주택이 실제 거주 공간으로 활용된다. 공급 성과를 평가할 때는 계획된 가구 수뿐 아니라 입주 가능한 시점과 실제 입주 현황까지 살펴야 한다.
이런 관점에서 정부의 신축 매입임대 정책은 민간 사업자의 참여를 늘리는 것과 함께 약정 물량이 착공과 준공으로 이어지도록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사업 초기 단계의 목표를 달성하더라도 완공과 입주가 늦어지면 단기적인 전월세 시장 안정 효과는 제한될 수 있기 때문이다.
취득세 감면과 가격 산정 개선
국토교통부는 앞서 매입임대주택 공급 보완방안과 주택 신속공급 방안을 통해 취득세 감면 확대와 가격 산정 방식 개선 등 민간 사업자의 참여를 유도하는 조치를 마련했다.
이러한 제도 개선은 사업자의 비용과 수익성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민간 사업자가 주택을 건설해 공공에 공급하는 과정에서 사업비 부담이 낮아지거나 매입 조건의 예측 가능성이 높아지면 사업 참여를 검토할 유인이 커질 수 있다.
다만 세제 혜택이나 매입 조건 개선이 실제 공급 증가로 이어지는지는 별도로 확인해야 한다.
- 사업성 개선: 건설비와 금융비용, 세금 부담을 고려했을 때 사업자가 참여할 만한 수익성이 확보되는지가 중요하다.
- 약정 물량의 실행: 사업자가 참여 의사를 밝히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 착공과 준공까지 진행하는지 살펴야 한다.
- 공급 시점: 주택이 필요한 시기에 입주가 가능한지가 중요하다. 공급이 수년 뒤에 이뤄진다면 당장의 임대료 부담을 낮추는 효과는 제한적일 수 있다.
- 임대 조건: 공급 물량이 늘어나는 것과 입주자가 부담하는 임대료가 낮아지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실제 임대료와 보증금, 관리비 등을 함께 확인해야 주거비 부담 완화 효과를 판단할 수 있다.
결국 정책의 성과는 민간 사업자의 참여 확대뿐 아니라 공급된 주택의 입주 가능 시점과 임대 조건을 통해 평가할 필요가 있다.
청년 주거 안정, 도심 공급과 임대료 부담

사진=국토교통부
성산동 LH 매입임대아파트는 대학가와 지하철역에 가까운 입지에 조성돼 청년층의 주거 수요를 고려한 사업이다. 직장이나 학교와 가까운 곳에서 거주할 수 있다면 통근·통학 시간과 교통비 부담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다만 해당 주택의 구체적인 임대료와 보증금 수준은 제공된 자료에서 확인되지 않는다. 따라서 주변 민간 임대주택보다 얼마나 저렴한지, 입주자의 주거비가 어느 정도 줄어드는지는 별도의 임대조건 자료를 통해 확인해야 한다.
공공임대주택의 효과는 공급 가구 수만으로 판단하기 어렵다. 입주 대상자가 실제로 원하는 지역에 주택이 공급되는지, 소득 수준에 맞는 임대료가 책정되는지, 대중교통과 생활편의시설을 이용하기 편리한지 등이 함께 중요하다.
특히 청년층의 주거 안정을 위해서는 주택 공급과 함께 보증금 마련 부담, 월세와 관리비 등 실제 주거비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 공급 물량이 늘더라도 입주자의 경제적 여건에 맞지 않는다면 정책의 체감 효과는 제한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