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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H, 모듈러주택 1만6000가구 발주…집값 낮출 미래 기술 될까

👤 김수환 편집부 |
LH, 모듈러주택 1만6000가구 발주…집값 낮출 미래 기술 될까

공장에서 집을 만들어 현장에서 조립하는 모듈러주택이 주택 공급 확대의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LH는 2030년까지 1만6000가구 발주를 목표로 삼성전자·LG전자와 인공지능(AI)을 결합한 주거 모델 개발에 나선다고 발표했다.

공사 기간을 대폭 줄이고 품질을 높일 수 있다는 기대에 벌써부터 수요자들의 관심이 뜨겁다. 다만 기존 공법보다 비싼 건설비와 대량생산 설비 구축은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았다.

LH, 2030년까지 1만6000가구 발주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서는 올해 모듈러주택 발주를 기존 2000가구 목표에서 약 2100가구로 늘리고, 2030년까지 누적 1만6000가구 공급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정부가 제시한 2030년 공공 모듈러주택 공급 목표 2만가구의 70%에 해당하는 규모다.

먼저 이달부터 3기 신도시인 고양창릉 A3블록 668가구와 남양주왕숙2 A10블록 555가구를 대상으로 모듈러 공법을 적용하는 민간참여 공공주택사업 공모를 진행한다. 12월에는 포천송우2 A1블록 916가구에 단지 전체 모듈러 공법을 적용해 추가 발주할 예정이다.

중장기적으로는 2027년부터 2029년까지 매년 3000가구, 2030년에는 5000가구를 발주해 4년간 1만4000가구를 추가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계획의 핵심은 단순히 모듈러주택을 몇 채 더 짓느냐에 있지 않다. 일정한 물량을 지속적으로 발주해 제조업체가 공장과 생산설비에 투자하도록 유도하고, 반복 생산을 통해 건설비를 낮출 수 있는 산업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공장에서 집을 만들면 무엇이 달라질까

삼성 모듈러주택

사진=삼성전자

모듈러주택은 건물의 주요 구조체와 벽체, 배관, 설비 등을 공장에서 제작한 뒤 현장으로 운반해 조립하는 건축 방식을 적용한다. 현장에서 대부분의 작업을 진행하는 기존 철근콘크리트(RC) 공법과 달리 공장 생산을 우선적으로 한 다음 현장에서 시공하는 구조다.

해당 주택의 가장 큰 장점은 바로 획기적인 공사 기간 단축이다. 공장에서는 주택 모듈을 제작하고 현장에서는 기초공사 등을 진행할 수 있어 작업을 동시에 수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날씨의 영향을 받는 현장 작업도 줄어들기 때문에 공사 일정 관리가 상대적으로 수월해질 수 있다. 공장에서 일정한 환경 아래 제작이 되므로 품질 또한 균일하게 관리하고 작업자의 현장 노출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는 평가다. 자재 사용량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폐기물을 줄일 가능성도 있다.

국토연구원은 모듈러주택이 신속한 주택 공급뿐 아니라 품질과 안전성 개선, 친환경성 측면에서도 활용 가치가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이러한 장점이 실제 사업에서 충분히 구현되려면 설계 표준화와 안정적인 발주 체계가 뒷받침돼야 한다.

주택 공급 측면에서 중요한 것은 공사 기간이 짧아질수록 입주 시점도 앞당겨질 수 있다는 점이다. 공공임대주택 공급이 지연되거나 주택 부족으로 임대료 부담이 커지는 상황이라면 같은 기간에 더 많은 주택을 공급할 수 있는 기술은 정책적 가치가 있다.

다만 공사 기간 단축이 곧바로 주택 가격 하락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토지 확보와 인허가, 기반시설 조성에 걸리는 시간은 별도로 필요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모듈러 공법은 주택 공급 과정의 일부를 단축하는 기술이지, 모든 공급 지연을 해결하는 만능 수단이라는 결론은 섣부르다.

문제는 공사비, 기존 공법보다 약 30% 비싸다

여기에 더해 모듈러주택의 가장 큰 걸림돌은 경제성으로 꼽힌다. 국토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모듈러주택의 공사비는 기존 철근콘크리트 공법 대비 약 130% 수준에서 형성돼 왔다. 기존 공법보다 공사비가 약 30% 비싸다는 의미다.

겉으로 보기엔 공장에서 주택을 생산하기에 기존 건축 방식보다 더 저렴할 것이라 생각되어지지만, 실상은 생산시설을 구축하고 설비를 유지해야 하며 주택 모듈을 운반하고 현장에서 조립해야 하기에 비용이 상당히 들어가는 편이다.

만약 설계가 매번 달라지거나 발주 물량이 충분하지 않으면 공장 생산의 효율도 떨어진다. 제조업에서는 같은 제품을 반복 생산할수록 생산 단가가 낮아지는 규모의 경제가 중요하다.

하지만 주택은 대지 조건과 건물 형태, 층수, 설비 구성 등이 사업마다 달라 표준화하기가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따라서 생산량이 적은 초기 시장에서는 공장과 기술에 투자한 비용을 충분히 회수하기도 쉽지 않다.

LH가 장기간 발주 계획을 제시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꾸준한 수요가 확보되면 제조업체는 생산설비에 투자할 유인이 커지고, 반복 생산을 통해 원가를 낮출 가능성이 생긴다.

공사 기간 줄이면 분양가도 내려갈까

엘지 모듈러주택

사진=LG전자

모듈러주택의 경제성을 평가할 때 공사비만 비교해서는 안 된다는 반론도 있다. 공사 기간이 짧아지면 금융비용과 현장 관리비 등 간접비를 절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주택 건설사업자는 공사 기간 동안 토지비와 공사비 등에 투입한 자금의 금융비용을 부담한다. 이에 따라 시간이 단축되면 전체적인 비용도 절감되기에 공사 현장에서 발생하는 일부 간접비와 지연 위험도 낮아질 수 있다는 평가도 있다.

따라서 모듈러주택의 경제성을 제대로 비교하려면 다음 항목을 함께 따져야 한다.

  1. 직접 공사비: 공장 제작과 운송, 현장 조립에 드는 비용이 기존 공법보다 얼마나 차이나는 지 비교해봐야 한다.
  2. 금융비용: 공사 기간 단축으로 이자 부담과 자금 회수 기간을 얼마나 줄일 수 있는가에 대한 고민도 선행되어야 한다.
  3. 유지관리비: 에너지 효율과 설비 관리, 수선 비용에서 장기적인 차이의 발생 유무도 따져야 한다.
  4. 총사업비: 토지비와 기반시설, 인허가, 설계, 공사비 등을 모두 포함했을 때 실제 비용이 줄어드는지 살펴봐야 한다.

이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은 절감된 비용이 누구에게 돌아가느냐다. 공사 기간이 단축돼 사업자의 금융비용이 줄더라도 그 이익이 분양가 인하로 이어진다는 보장은 없다. 토지 가격과 시장 수요, 분양가 산정 방식 등 다른 요인도 주택 가격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반대로 공사비가 다소 비싸더라도 공급 시기를 앞당기고 금융비용을 줄인 결과 총사업비가 낮아진다면 모듈러주택이 경제성을 확보할 수도 있다. 결국 판단 기준은 공법별 단순 공사비가 아니라 동일한 조건에서 계산한 총사업비와 실제 공급 성과여야 한다.

삼성·LG도 뛰어든 AI 모듈러주택

LH는 모듈러 제조사뿐 아니라 삼성전자와 LG전자, 학계 전문가들과 함께 모듈러주택 활성화 방안을 논의했다. 이 과정에서 AI 가전과 에너지 관리 플랫폼을 결합한 ‘AI 모듈러 홈’ 구현 방안도 다뤄졌다.

공장에서 주택을 제작하는 모듈러 방식은 설계 초기부터 가전과 배선, 통신, 에너지 관리 시스템을 통합하기에 유리할 수 있다. 입주 후 가전제품을 하나씩 설치하는 방식과 달리 주택 설계 단계부터 생활 공간과 각종 설비를 함께 구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실내 온도와 전력 사용량을 분석해 냉난방을 자동으로 조절하거나, 가전제품의 전력 소비를 통합 관리하는 기능을 주택에 적용할 수 있다. 고령자나 1인 가구를 위한 생활 편의 기능도 설계 단계부터 고려할 수 있다.

다만 AI 기능을 추가하는 것이 곧 주거비 절감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초기 설비 비용과 유지관리비가 늘어날 수 있고, 실제 에너지 절감 효과도 주택의 단열 성능과 사용 습관, 전력 요금 등에 따라 달라진다.

AI 가전과 플랫폼이 결합한 주택은 새로운 상품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지만, 공공주택 사업에서 우선순위는 기본적인 주거 품질과 부담 가능한 주거비다. 첨단 기능을 강화하더라도 그 비용이 입주자의 부담을 키운다면 정책적 효과는 제한될 수 있다.

※ 본 기사는 투자 참고용 정보이며, 투자 판단의 책임은 독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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