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억원대 서울 아파트, 고덕강일3단지 ‘반값 아파트’ 40년 뒤에도 이득일까
서울에서 전용면적 59㎡ 아파트를 3억원대에 분양받을 수 있는 기회가 나왔다. 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SH)가 고덕강일3단지 토지임대부 분양주택 본청약에 나서면서다.
일반 아파트보다 초기 매입 부담이 낮다는 점에서 무주택 실수요자의 관심을 끌고 있지만, 건물만 소유하고 토지는 공공에 임대하는 구조인 만큼 장기적인 주거비와 자산가치를 함께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매월 납부하는 토지임대료를 40년간 납부해야 하기에 해당 아파트를 구입할 때 향후 자산가치 상승 가능성, 초기 비용까지 따져서 어떤 선택이 경제적으로 유리한지 세세하게 따져봐야 한다.
3억원대 분양가의 이면… 주의할 점은?
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 SH는 서울 강동구 강일동 174 일원에 들어서는 고덕강일3단지 토지임대부 분양주택의 본청약 입주자 모집공고를 냈다. 공급 규모는 전용면적 49㎡ 590가구, 59㎡ 715가구 등 총 1305가구다.
이 가운데 592가구는 사전청약 당첨자에게 우선 공급하고, 나머지는 청년·신혼부부·생애최초·신생아 등을 대상으로 하는 특별공급 566가구와 일반공급 147가구로 구성된다.
전용면적별 건물 분양가는 49㎡가 2억8000만~3억2000만원, 59㎡가 3억4000만~3억9000만원 수준이다. 대신 매월 토지임대료를 납부해야 하는데 49㎡는 월 42만6000원, 59㎡는 월 51만1500원이다.
만약 매달 내야 하는 토지임대료가 부담스럽다면 계약 조건에 따라 최대 60%까지 보증금 형태로 전환하는 방안도 마련됐다.
토지임대부 분양주택은 토지는 공공이 소유하고 건물은 입주자가 소유하는 방식으로 매입이 가능한 아파트이며 최초 40년간 거주한 뒤 재계약을 통해 최장 80년까지 거주할 수 있다. 전매제한기간 10년이 지나면 개인 간 거래도 가능하다.
문제는 분양가만으로 주택 구입 비용을 판단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일반 아파트는 토지 지분을 포함해 매입하지만, 토지임대부 주택은 토지를 소유하지 않는 대신 상대적으로 낮은 초기 분양가와 월 임대료라는 구조를 갖는다.
40년간 토지임대료, 현재 가치 얼마일까

사진=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
전용 59㎡형의 월 토지임대료 51만1500원이 40년간 변하지 않는다고 가정하면 명목상 임대료 총액은 약 2억4552만원이다. 월 임대료에 12개월과 40년을 곱한 금액이다.
건물 분양가와 단순 합산하면 40년간의 임대료를 포함한 지출 규모는 약 5억8552만~6억3552만원에 이른다. 다만 이 계산은 미래의 임대료를 할인하지 않은 명목 금액이며, 대출이자와 세금, 관리비, 수선비 등은 포함하지 않았다. 임대료가 변동할 가능성도 별도로 고려해야 한다.
그렇다면 40년 뒤에 지출할 돈까지 현재와 동일한 가치로 계산하는 것이 합리적일까. 그렇지는 않다. 미래의 돈은 물가와 투자 기회 등을 고려할 때 현재의 돈과 가치가 다르기 때문이다.
이를 이해하기 위해 연 3%의 할인율을 적용해 보자. 월 51만1500원을 40년 동안 매월 말 납부하고, 임대료가 전혀 오르지 않는다고 가정하면 미래 임대료의 현재 가치는 약 1억4200만원이다. 명목 합계 2억4552만원과 상당한 차이가 난다.
다만 여기서 주의할 점은 연 3%의 가정이 계산을 위한 가정이지, 실제 물가상승률이나 임대료 인상률을 예측한 수치가 아니다. 할인율을 얼마로 설정하느냐에 따라 현재 가치는 달라진다. 또한 임대료가 인상된다면 실제 부담도 커질 수 있다.
따라서 40년치 임대료를 모두 더해 분양가에 합산하는 방식도, 현재 가치로 환산한 임대료만 보고 저렴하다고 결론 내리는 방식도 충분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같은 기간을 기준으로 일반 아파트의 구입 비용과 유지비, 토지 가치, 매각 시점의 자산가치를 함께 비교하는 것이다.
토지 소유하지 않는 토지임대부 주택이란?

사진=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
토지임대부 주택의 경제성을 판단할 때 더 중요한 부분은 토지 소유권이다.
일반 아파트를 매입하면 건물뿐 아니라 해당 아파트의 토지 지분도 소유한다. 건물이 노후화하더라도 입지와 토지의 가치가 상승하면 소유자가 그 상승분의 일부를 자산가치에 반영할 수 있다.
반면 고덕강일3단지의 입주자는 토지 소유권을 갖지 않는다. 주변 땅값이 상승하더라도 토지 소유자로서 직접 그 가치 상승을 누릴 수는 없다. 서울의 장기적인 주택 가격 상승을 토지 가치가 뒷받침한다고 본다면, 이러한 차이는 장기 보유자에게 중요한 판단 요소다.
그렇다고 일반 아파트가 무조건 유리한 것은 아니다. 일반 아파트는 토지가격이 포함된 만큼 초기 매입 비용이 더 클 수 있고, 더 많은 대출이 필요하다면 이자 부담도 커질 수 있다. 집값이 하락하거나 예상한 만큼 오르지 않을 위험도 있다.
반대로 토지임대부 주택은 초기 매입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일반 아파트를 매입하는 데 필요한 자금과의 차액을 예금이나 다른 투자자산에 활용한다면 추가 수익을 얻을 가능성도 있다. 물론 투자 결과가 보장되는 것은 아니며, 자금을 어떻게 운용하느냐에 따라 결과는 달라진다.
결국 비교해야 할 것은 단순한 분양가 차이가 아니다. 일반 아파트를 샀을 때 부담할 토지 포함 매입비와 대출이자, 보유비용을 계산하고, 토지임대부 주택을 선택했을 때 절약한 초기 자금과 장기 임대료, 향후 매각가치를 함께 따져야 한다.
특히 전매제한기간이 끝난 뒤 거래할 수 있다는 사실이 높은 가격에 매도할 수 있다는 뜻은 아니다. 실제 매수 수요와 거래 조건, 건물의 노후화, 토지임대차계약 승계 등도 장기적인 매각 가능성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반값 아파트’의 정답은 거주 목적이냐, 자산 목표냐
고덕강일3단지는 서울에서 초기 주택 구입 부담을 낮출 수 있는 선택지다. 하지만 분양가가 일반 아파트보다 낮다는 이유만으로 무조건 경제적 이익이 크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자산 증식이 최우선이라면 토지 소유권이 없는 데 따른 장기적인 기회비용을 따져봐야 한다. 반면 서울에서 장기간 거주할 집을 마련하는 것이 목표라면 초기 비용을 줄이고 대출 부담을 낮출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 될 수 있다.
결국 판단 기준은 명확하다. 초기 매입 비용을 얼마나 절약하는지, 그 대가로 얼마의 토지임대료를 부담하는지, 절약한 자금을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 장기적으로 주택을 매도할 때 어떤 자산가치를 기대할 수 있는지를 함께 계산해야 한다.
‘반값 아파트’라는 이름만 보고 청약을 결정하기보다, 자신이 집을 통해 얻고 싶은 것이 안정적인 거주인지 자산 증식인지부터 구분할 필요가 있다. 집을 싸게 사는 것과 장기적으로 유리한 자산을 보유하는 것은 같은 문제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