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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

코스피 급락 뒤 '저평가 매력' 부각, 지금이 바닥일까?

AI 투자 수익성과 자금조달 우려는 여전

👤 김수환 편집부 |
코스피 급락 뒤 '저평가 매력' 부각, 지금이 바닥일까?

최근 5500선까지 밀리며 공포감을 확산시켰던 코스피 급락이 다행히 이날 잠시 반등했지만, 증시가 본격적인 회복 국면에 들어섰다고 판단하기는 이르다는 해외 투자은행들의 분석이 나왔다.

여전히 글로벌 투자자들은 한국 증시의 밸류에이션 매력은 높고, 인공지능(AI) 산업을 뒷받침하는 메모리 반도체의 중기 성장 전망도 여전히 유효하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그러나 막대한 AI 투자비를 실제 수익으로 회수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과 외국인 자금의 재유입 여부가 주가의 향방을 가를 변수로 꼽혔다.

해외 투자은행들이 한국 증시를 다시 보는 이유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 등은 코스피 급락에도 불구하고 한국 증시의 주가 수준이 기업이익 전망에 비해 매력적으로 변했다는 평가를 내놨다. 주가가 하락했더라도 기업의 이익 창출 능력이 유지된다면 투자자가 부담하는 가격은 낮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우선 골드만삭스는 AI 하드웨어 산업의 장기 성장 가능성과 기업이익 증가 전망을 고려할 때 중기적 관점에서 한국 주식의 투자 매력은 유효하다고 분석했다.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메모리 반도체 기업의 주가가 업황 우려를 과도하게 반영했을 가능성에 주목했다.

모건스탠리도 한국 증시의 선행 주가순자산비율(PBR)이 1.05배로 역사적 평균인 1배에 근접했다는 점을 근거로 추가 하락 위험이 제한적일 수 있다는 견해를 제시했다. 다만 대외 변수와 유동성 개선 시점을 예측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본격적인 회복 시점을 특정하기는 어렵다고 봤다.

여기서 주의할 점은 저평가와 주가 바닥이 같은 의미가 아니라는 사실이다. 주가가 낮아졌더라도 앞으로 기업이 벌어들일 이익이 예상보다 줄어들면 적정 주가 역시 내려갈 수 있다. 시장이 기업의 미래 이익을 지나치게 낙관적으로 평가했다면 낮아진 주가가 반드시 매수 기회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반도체 업황은 괜찮은데 AI 투자 우려는 왜 커졌나?

코스피 매도 사이드카

사진=KBS

무엇보다 한국 증시의 반등 가능성을 뒷받침하는 핵심 근거는 메모리 반도체 업황이다. AI 데이터센터에 필요한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고성능 메모리 수요가 증가하고, 공급 확대에도 시간이 걸리면서 반도체 기업의 실적이 중기적으로 성장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보고서에 따르면 9월 반도체 실질 수출 증가율은 전년 동월 대비 26%로 추정됐다. 8월의 9.6%보다 확대된 수치로 HBM 전환 설비의 가동 확대와 향후 수율·가동률 개선이 생산 증가를 뒷받침할 수 있다는 분석도 제시됐다.

그러나 반도체 수요가 증가한다는 사실만으로 관련 기업의 주가가 계속 상승한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특히 AI 산업에서는 데이터센터와 반도체에 투입되는 막대한 자본이 실제 매출과 현금흐름으로 얼마나 빠르게 전환되는지가 중요해지고 있다.

글로벌 기술기업들이 AI 인프라 투자를 확대하더라도 투자비와 금융비용을 감당할 만큼 수익을 거두지 못한다면 시장의 기대는 조정될 수 있기 때문이다.

AI 투자의 진짜 위험은 수요보다 ‘수익성’

그렇다고 코스피 급락이 곧 업계에서 AI 산업의 성장 가능성이 둔화됐다고 해석하는 건 아니다. 문제는 성장하는 시장에서 모든 기업이 투자자에게 충분한 수익을 제공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씨티그룹에서는 내년 글로벌 기업이익 증가분의 약 70%를 기술주가 견인할 것으로 전망했는데, 이는 AI 투자 열기가 둔화하면 주식시장 전반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특히 AI 인프라를 확충하기 위해 대규모 차입에 의존하는 기업은 금리가 오르거나 자금조달 여건이 악화될 경우 부담이 더 커질 수 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급락

사진=KBS

이를 투자자 관점에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1. AI 수요가 늘어도 투자수익률이 낮으면 주가는 하락할 수 있다. 데이터센터와 반도체를 많이 구매하는 기업이 늘어나는 것과 AI 서비스로 충분한 이익을 얻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시장이 기대하는 수익이 실제로 확인되지 않으면 성장주에 적용됐던 높은 밸류에이션이 낮아질 수 있다.
  2. 반도체 가격 상승세가 둔화하면 실적 전망도 달라질 수 있다. 생산량이 늘더라도 공급 증가 속도가 수요를 앞지르면 가격이 하락할 수 있다. 이 경우 매출 증가율과 이익률이 동시에 둔화할 가능성도 있다.
  3. 차입을 통한 투자는 금리와 현금흐름에 민감하다. AI 인프라 구축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한 기업은 투자 회수 기간이 길어질수록 금융비용과 부채상환 부담을 더 크게 느낄 수 있다. 성장 전망이 밝더라도 자금조달 능력과 현금흐름을 함께 살펴야 하는 이유다.
  4. 결국 투자 규모보다 투자 회수 능력이 중요하다. 향후 주요 AI 기업의 실적 발표에서 확인해야 할 것은 설비투자 계획만이 아니다. AI 관련 매출이 얼마나 늘었는지, 그 매출이 이익과 현금흐름으로 연결되는지, 앞으로의 투자비를 감당할 수 있는지도 중요하다.

외국인 매도가 멈춰야 코스피 반등도 이어질까

최근 코스피 급락 과정에서 외국인과 기관의 매도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집중된 것으로 분석됐다. 양사에 매도 물량이 쏠리면서 지수 하락폭이 확대됐는데 두 기업이 코스피 시가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만큼 일부 대형주의 급락이 시장 전체의 움직임을 좌우할 수 있는 것이다.

이는 최근 외국인 매도를 한국 증시 전체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로만 해석해서는 안 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AI와 메모리 반도체에 집중됐던 투자 포지션을 줄이는 과정에서 관련 대형주에 매도가 몰렸을 가능성이 있다.

다만 매도 배경이 특정 업종에 대한 투자 축소였다고 해도 외국인 자금이 실제로 돌아오지 않는다면 지수의 지속적인 회복은 어려울 수 있다. 반등장에서 외국인이 순매수로 전환했는지 여부뿐만 아니라 매수세가 여러 업종으로 확산되는지, 이후 거래일에도 순매수가 이어지는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 본 기사는 투자 참고용 정보이며, 투자 판단의 책임은 독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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