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주택대출에 105㎡보다 비싸진 84㎡ 집값 역전
삼성전자 대출에 40평대보다 더 비싸진 국민평형
‘넓은 집일수록 비싸다’는 부동산 시장의 당연한 상식처럼 받아들여지지만, 최근 경기 남부권에서 이러한 상황이 흔들리는 모양새다. 특히 삼성전자 주택대출이 시행되면서 전용 85㎡ 이하 주택에 대한 선호가 강해지고, 수원 영통과 화성 동탄을 중심으로 평형별 가격 차별화가 더욱 강해지는 모습이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살펴보면 수원시 영통구의 ‘영통아이파크캐슬’ 전용 84㎡는 10억6000만원에 거래됐다. 반면 전용 105㎡는 10억원에 거래돼 오히려 작은 평형의 가격이 6000만원 더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화성시 동탄구에서도 ‘동탄 e편한세상’에서 전용 84㎡가 전용 89㎡보다 높은 가격에 거래되며 평형에 따른 가격 역전 현상이 확인됐다. 이러한 가격 반전의 배경으로는 삼성전자가 이달 1일부터 시행한 임직원 주택대출 제도가 거론된다.
전용 85㎡ 이하에 집중된 대출 혜택

사진=SBS
이번 주택대출의 가장 중요한 조건 가운데 하나는 지원 대상 주택의 면적과 가격이다. 삼성전자 임직원은 전용 85㎡ 이하이면서 가격이 25억원 이하인 주택을 대상으로 대출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이에 따라 주택을 매입하는 경우 최대 5억원, 임차할 경우 최대 3억원을 개인 부담 이율 연 1.5%로 지원받을 수 있게 됐다.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연 4% 안팎으로 가정하면 이는 상당히 매력적인 사내 복지 정책으로 꼽힌다. 최대 5억원을 연 1.5% 금리로 빌릴 경우 일반적인 4% 수준의 금리와 비교해 연간 이자 부담을 1250만원가량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월 단위로 환산하면 100만원 이상의 차이가 발생한다.
문제는 불과 몇 제곱미터의 차이로 이러한 저금리 삼성전자 주택대출 혜택을 받을 수 있는지 여부가 갈린다는 점이다. 전용 85㎡를 기준으로 지원 대상이 제한되면서 대기업 임직원들의 주택 수요가 국민평형 이하에 집중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수원 영통·동탄에서 이미 나타난 평형별 온도차
실제 시장 지표에서도 이러한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대출 조건이 알려진 7월 초 이후 수원 영통구의 전용 83~85㎡ 거래량은 13.2% 증가했다. 반면 전용 85㎡를 넘어서는 중대형 주택 거래량은 41.7% 감소했다.
지역 아파트값 상승률에도 변화가 나타났다. 영통구 주간 아파트값 상승률은 0.30%에서 0.75%로 높아졌다.
삼성전자 사업장과 가까운 동탄에서도 가격 상승 사례가 이어졌다. 삼성전자 기흥·화성 사업장 통근버스가 정차하는 ‘셔세권’ 단지인 동탄역 시범반도유보라아이비파크4.0 전용 84㎡는 기존 가격보다 3억9000만원 오른 15억9000만원에 신고가를 기록했다.
다만 이를 지역 전체의 본격적인 상승세로 해석하기에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는 현장 의견도 나온다.
화성시 동탄구의 한 부동산 대표는 “동탄역 중심부는 이미 호가가 크게 올랐기 때문에 현재 거래는 한 달에 한두 건 정도 거래가 이뤄진다”라며 “그때 신고가가 나타나는 경우가 많으므로 전반적인 상승세로 해석하긴 어렵다”라고 설명했다.
‘낀 평형’은 대출 혜택에서 제외될 가능성

사진=SBS
한편 시장에서는 앞으로 삼성전자 임직원 주택대출이 본격적으로 집행되면 평형에 따른 가격 격차가 더욱 확대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2기 신도시인 동탄과 광교, 위례, 김포 등에 많이 공급된 전용 86~100㎡ 안팎의 주택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른바 ‘낀 평형’은 전용 85㎡ 이하 조건에서 제외되기 때문에 동일한 지역과 비슷한 입지에 있더라도 상대적으로 불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우병탁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은 “삼성전자 주택대출의 금리 1.5% 파급력이 상당한 만큼 주변 동네의 집값을 자극할 가능성도 충분하다”라며 “오히려 전용 85㎡를 넘어서거나 25억원 이상의 주택은 상대적인 약세를 나타낼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